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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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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문장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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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울의 움직이는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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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4949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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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수 |
1725 |
프로그램 |
여러문장연습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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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 |
등록자 |
s088
(신현옥) |
스크랩수 |
1006 |
등록일 |
2013/11/04 09:3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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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압둘라가 잠을 깬 곳은 어느 비탈진 둔덕이었다. 그는 여전히 양탄자 위에 누워 있었지만 그곳은 그가 지금까지 상상했던 그 어떤 정원보다도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압둘라는 아직도 꿈을꾸는 중이라고 믿었다. 이 정원은 아까 낯선 사내가 무례하게 방해할 때까지 압둘라가 상상하던 바로 그 정원이었기 때문이다. 보름달에 가까운 달이 하늘 높이 떠올라 물감처럼 새 하얀 빛을 뿌리고, 그 빛은 주변의 풀밭에 피어 있는 수 백 송이의 작고 향기로운 꽃들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 위에는 동고랗고 노란 등불들이 걸려 있어서 달빛이 만들어 낸 캄캄한 그림자들을 쫓아 주고 있었다. 압둘라는 발상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얗고 노란 두 종류의 빛에 의지하여 그는 자기가 누워 있는 잔디밭 너머로 줄지어 늘어선 우아한 아치 기둥들과 그 위로 기어오르는 덩굴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너머 어딘가에서 졸졸거리며 조용히 흘러 가는 물소리도 들려왔다. 너무도 아름답고 근사한 광경이었다. 압둘라는 감춰진 물을 찾 으려고 벌떡 일어나 아치 기둥들을 따라걸어갔다. 달빛 아래 희 미하게 빛나는 하얀 별 모양의 꽃들이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고, 종처럼 생긴 꽃들이 한없이 은은하고 황홀한 향기를 뿜어냈다. 꿈속에서 흔히 그러듯이 압둘라는 윤기가 흐르는 큼직한 나리꽃을 어루만지기도 했고, 길을 벗어나서 엷은 빛깔의 장미가 만발한 작은 골짜기로 들어가 보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이토록 아름다운 꿈은 평생 처음이었다. 이윽고 이슬 방울들이 똑똑 떨어지는 커다란 고사리를 닮은 덤불 너머에서 마침내 물을 찾아냈는데, 그것은 또 하나의 잔디밭에 서 있는 수수한 대리석 분수대였다. 덤불에 줄줄이 걸려있는 불들이 분수대를 비추었고, 졸졸 흐르는 물은 바치 금빛과 은빛의 초승달들이 흘러가는 듯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압둘라는 넋을 잃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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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gungood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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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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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m147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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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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